에리조나 투어 끝나고 다음날

다시 아가씨를 찾아갔는데

이 아가씨가 날 보자마자 막 울려고 하는거야.

경찰서에서 말이 잘 안통해서(뉴욕 경찰들 영국식 영어 전혀 안됨)

영어가능한 사람 올 때 까지

아는 한국어과 학생한테 전화상으로 잠깐 통역을 부탁했는데

그 동네가 바닥이 좀 좁은건지

우리 아가씨한테도 사고 소식이 전해진거야.

근데 한다리 걸치다보니 다친사람이 주정뱅이 형님이 아니라

내가 사고를 당한걸로 잘못 전달된거지.

게다가 에리조나 투어 갔다오는 동안 내 전화기를 밧데리 엥꼬였고

묵었던 게스트하우스는 체크아웃 상태고.

아가씨가 엄청 걱정을 했는데 도무지 연락이 안되니까

되게 불안했었나봐.

근데 그게 전화위복이 된 게

나 사고나서 연락이 안되는 동안 나에 대한 자기 마음이 어떤건지 좀 생각을 했나 보더라구.

사고 후에 다시 만나고 나서는

그 아가씨 태도가 정말 많이 바꼈거든.

그날 저녁에 만나서 아가씨한테 되게 혼나고

이런저런 사건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...

날 바라보는 눈 빛이 완전 "귀여워 죽겠다"는 눈빛인거야 ㅎㅎ

(나이는 내가 훨씬 많은데 -0-;; )

그래서 일단 러브러브모드로 돌입했고 첨으로 그 아가씨 손잡아보고

가볍게 포응해봤어.

여기 미국에서도 뉴욕 쪽은 아직도 상당히 보수적이라..

.... 음..  그 때 키스라도 했어야 하는건데.


그리고 첨으로 아가씨랑 싸움도 했어..

난 4월 쯤에 다시 만나러 온다고 우기고 그 아가씨는 8월 까지 오지말라고 우기고.

그 아가씨가 7월까진 가게에서 일을 해야하고 수업도 들어야되서

시간을 내기가 힘들거든.

게다가 그 아가씨 감각으로는 내가 쓰는 항공료가 엄청난 돈이거든.

여기 대졸자 평균임금이 9만불(약 9천만원)인 동네야.  뉴욕 쪽은 국민소득 8만불 정도.

그 아가씨 말이

나더러 자꾸 쓸데없는 돈 쓰지말고 열심히 벌어서 저축도하고 '차'도 사고 해야된데.

나 차 가지고 있다고 했더니..  그 아가씨 급당황.

내 직업이 건설노동자라고 했었는데

그 아가씨는 내가 되게 가난한 줄 알고 있었나봐 ㅎㅎ

뭐 어쨌든 지금까지의 경과는 "잘 진행되고 있음"이고

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내가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는가에 달린 것 같아.


아 정말 이번 뉴욕 체류기간은

왜 이렇게 무협지 같은 일들만 일어나는지..

저거 말고도 주위에서 사건사고들 엄청 많았거든 ㅎㅎ
Posted by 호박씨